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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걸으며

목포행 무궁화열차를 타다

2020.12.2(수요일) 흐림

유행가 "비 내리는 호남선" 생각나는 호남선 열차를 타고 용산역에서 목포역까지 홀로 여행을 하다.

2020.11.30 월요일

홀로 목포 여행을 가다

오전 7시19분 용산역 출발 목포행 무궁화열차,, 목포엔 오전 12시30분 도착 예정이다.

집에서 5시47분 용산행 전철을 타러 새벽어둠을 뚫고 나서다.

 

어둠속의 용산역

 

 

언제나 새벽에 집을 나서는 기분은 새롭다.  아파트 현관문을 열고 나가니 어둠속에 보름달이 아직 도봉산을 넘지 않고 환한 미소를 지으며 반겨주었다.

이렇게 다정하게 늘 나를 기다려 주었는데 정작 이 시간에 방안에서 잠만 자고 자주 얼굴을 마주못한 달님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하며 앞으론 자주 얼굴을 마주하도록 할 것을 약속한다.

새벽5시47분 전철내엔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많은 승객들로 넘쳐 났다.  모두들 매우 부지런 해야 먹고 사는 세상,,, 갑자기 겁이 나기도 하다.  몇 달째 이지만 공로연수를 하면서 내가 너무 나태해지지 않은 건지 돌이켜 보게 되더라.

정시에 출발한 무궁화 열차는 출발한지 10분만인 7시29분에 영등포역에 도착한다.

이 때 까지 빈자리가 좀 있었는데 영등포역에서 많은 승객들이 올라타 거의 빈좌석이 없어졌다. 월요일이라 지방에서 근무하는 직장인들이 주말을 서울서 보내고 월요일 새벽에 각자의 일터인 지방으로 가는 사람들과 학생, 그리고 여러가지 사유로 지방으로 내려가는 사람,, 나같이 단순한 목적으로 열차를 타는 사람들,,,,

여러가지 사연으로 이 열차를 탄 많은 사람들이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게 여행을 하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영등포역을 출발 해서 수원역을 향해 가는데 큰아들 연재에게 카톡이 왔다.  벌써 평택 사무실에 출근을 해서 시간이 남아 책 읽고 있다고 하더라.. 그래 잘 한다고 열심히 하라는 격려의 말을 전해주는 사이 열차는 안양역에 도착한다. 07시40분!

안양역에 도착 전 석수역을 지나가는 데 올 봄에 걷던 서울둘레길이 보인다.  그때 벚꽃이 만발했을 때 땀흘리며 서울 둘레길 안양천 구간을 힘겹게 걸었던 추억이 떠 오른다.

왼쪽으로 안양시내가 보이고 이제 붉은 태양이 떠 오르는 모습이 보인다.

오늘은 태양이 떠 있을때 어떤 일들이 나를 즐겁게 하여 줄런지,, 자못 궁금한 생각을 하여 보았다.

지나가는 전철역에 많은 사람들이 추워진 겨울날씨를 따뜻한 옷을 입고 이겨내고 있었다.  이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일터에서 오늘도 웃음지며 즐겁게 하루를 보내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의외로 안양역에서도 꽤 많은 사람들이 열차에 승차를 한다.  이내 금정역을 지난다.. 친구 주원이와 수리산임도길을 걸기 위하여 자주 지나가던 금정역이다.

열차는 이내 수원역에 도착한다.  7시54분!

연재, 정희, 나은이 얼굴이 떠 오르고 빵끗 빵끗 웃음짓는 손주 나은이의 얼굴이 어른어른 거린다.  귀여운 놈.. 수원역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살고 있는 큰아들 식구들,,, 힘 내거라!

열차는 숨가쁘게 달려 평택역에 도착 8시14분!

연재 때문에 많은 사연을 얻게 된 평택,, 덕분에 평택에 대해 많이 알게 되고 정도 많이 든 고장이다.  어쩻든 연재 직장이 평택에 있기에 나도 덩달아 평택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평택역을 떠난 열차는 이내 성환역에 도착한다.  내 옆자리에 앉았던 대학생이 내린다.  아, 그러고 보니 이 학생은 남서울대학교 학생일런지도 모른다.

남서울대학교,, 울 막내 연준이에게 많은 좌절을 준 대학,,, 생각하기 싫은 대학 이름이었다.

연준이는 어제 밤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  새벽에 카톡으로 연락을 하니 답장이 왔는데 독서실에서 공부하고 돌아오는 길에 친구 영선이를 만나 친구집에서 잤는데 아침 바로 독서실로 간다고 한다. 믿어야지, 믿을 수 밖에 없지 않을까?  어차피 성인된 연준이는 이제  혼자 힘으로 살아가고 모든 결정과 행동도 스스로 해야 하겠지..

천안역에 도착, 8시 31분!

사촌 희태형님이 사시는 천안,  서울에서 가까와 그런지 지방이라는 생각아 들지 않는다.

작은아버지께서 천안 입장에 포도밭 1천평을 구입하여 직장에 다니면서 몇 년간을 숙모님과 둘이서 포도 농사를 지으셨다.  입장 거봉포도,, 정말 대단하신 분들이시다.

깜빡 졸다보니 조치원이다. 오전 8시 54분!

지금은 청주에서 직장에 다니는 우리 아파트 앞집 예슬네 아빠와 엄마의 고향 조치원을 지난다.  예슬네 가족들과는 정말 이웃사촌의 정을 가득 쌓고 정겹게 살아왔다.  의정부 아파트 같은 아파트에서 서로 비슷한 나이 그리고 애들도 거의 같은 나이라 서로 자주 어울려 우리들의 젊은 시절,, 즐거움 속에 살아왔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곳에서의 삶을 정리하여 청주로 내려가 칼국수 식당을 운영하다가 이젠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는 예슬이 아빠를 자주 못 만나고 있다.. 많이 보고 싶은 분의 고향 조치원을 지난다.

이내 눈에 익은 철도 주변 풍경이다.

신탄진역 09:10분,,  내 어릴때 이겠지만 담배이름 "신탄진" 이 있었지

 

열차는 서대전에 이르른다.  며느리 정희, 나은이 엄마의 친정인 대전이다.  그래서 일까, 더욱 다정히 정이 스며드는 대전역의 풍경이다,  연재와 결혼하여 가정을 가꾸고 귀여운 나은이를 출산한 며느리가 그렇게 이뻐 보일 수가 없다.  항상 과묵하고 열심히 일하며 순수한 마음을 가꾸며 살아가는 며느리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구나.

이제 계룡역에 도착한다.  역 뒤편으로 어느 산인지 모르지만 우뚝 솟은 산이 보이는 데 계룡산을 아닌것 같고,,

계룡산에 군휴가중 이곳에 사는 대학동기 용주랑 함께 계룡산에 올았었다.  그리고 최근에는 주원이랑 계룡산에 몇 번 갔었지,,  공주에 속하는 갑사에서 출발하여 동학사로 내려오는 산길을 갔었지,,  즐거운 산행의 추억이 떠 오르는 계룡산역을 지나며 바깥 풍경이 더욱 정겹게 보인다.

1호차 53번 좌석 아주 전망이 좋다.  다음 여행시 좌석선택에 참고하자.

간이역 연산역을 지나치는데 연산역이란 이름은 아마 처음 알게 되었다.  이곳도 드넓은 평야지애를 이루고 있었다.

연산역을 주정차로 지나자 바로 논산역에 도착한다.  10:01분

논산역 연무대로 군입대를 하였지.. 1982년 1월16일!

그 추운 겨울날, 논산 훈련소에서 고생을 조금 하였다,,  논산은 대학동창 용주, 진국, 성하의 고향 그리고 함께 근무하던 양춘모팀장의 고향이기도 하였다.

용주랑 어울려 몇 번 놀러 왔었던 논산이다. 

논산역을 떠난 열차는 이내 강경역에 도착하였다.  오전 10시10분!

강경역은 논산훈련소 훈련 수료 후 광주기갑학교로 후반기 교육 받으러 가던 날 새벽에 그 어둡고 무섭고 두려움에 ㄸㄹ던 기억이 난다.  논산훈련소에서 캄캄한 새벽에 트럭에 올라타고 어딘가로 가는데 그곳이 강경역이었다.

우리는 어디로 가는지도 전혀 몰랐는데 그 가는길이 지금 이 열차가 지나갈 광주송정역으로 향하였다.. 우린 광주 송정리역에 내려 광주 상무대 기갑학교로 가서 전차병 즉, 기갑병과 교육을 16주 교육받고 수료를 해서 전방부대로 배치되었었지..

그 강경역을 이제는 웃으면서 지나간다.  이제 곧 전라북도 땅으로 들어간다.

열차는 함열역에 도착한다 10시20분,

나에겐 생소한 이름의  함열역에서 잠시 정차 후 곧 익산역에 도착한다. 10시31분

열차가 잠시 정차한 사이 떡장사 아주머니가 떡 사라고 외치며 객차 사이를 지나간다.  아주 정겨운 모습이었다.  그런데 코로나로 인하여 열차내에선 음식물을 먹지 말라는 안내방송이 나오더라..

 

김종구 선배에게 카톡이 오다.

카톡도 이제 공로연수에 들어 온 이후 거의 끊어지고 단골 손님들만 찾는 어는 골목모퉁이 오래된 카페 마냥 찾아오는 단골만이 연락이 가끔 온다.. 그래도 반갑다,, 카톡도 안부 문자도,,,

나도 그 누구에게 자주 카톡이나 문자로 안부를 물어보자..

 

열차는 드넓은 평야지대를 지나며 김제역에 다다른다.

정말 드넓은 김제평야,  친구 용희의 고향 김제,,, 그 녀석이 대학 다닐때 오갈곳이 없어 우리집에서 한동안 같이 지낸 기억이 난다,, 얼굴이 까매서 "깜상"이란 별명을 우리가 붙여 주었는데,, 용희가 우리 동창중 가장 먼저 군입대를 하여 강원도 춘천 소양강댐 아래 마을에서 군생활을 할때 우리가 면회를 갔었던 기억이 난다,

그 이후 연락이 끊겨 궁금하다.  이젠 어떻게 늙었을까?  어떻게 늙어 갈꺼나?

신태인역에 10:53분,

정읍역에 11시 03분에 도착한다.  몇 일전 전북 순창 강천산 갔을때 정읍행 시내버스를 탔었지..

정읍,, 대학시절 우리과 이쁘장한 여학생의 고향인 정읍, 갑자기 그 여학생의 이름은 생각아 안나고 빵긋 웃던 그 얼굴이 떠오른다.

특이한 이름의 간이역인 천원역을 11시08분에 지나고

이제 백양사역에 도착 한다 11시15분..

곧이어 장성역에 도착... 군생활 시절 육군기갑학교 조종교장이 있는 장성군 비아교육장, 그 시절로 돌아가보고 싶구나.  조종교육장 앞에 아주 이쁜 초등학교가 있었는데..

이제 곧 광주송정역에 도착할 것이다.  드디어 광주송정역에 도착한다  11시38분!

군훈련시절 강경역에서 새벽열차를 타고 송정리역에 내려 상무대 기갑학교에 입교하던 날이 생생히 기억이 나는데...아마 1982년 3월 5일쯤 일거야!

그리고 16주 교육 수료후 야간 군용열차를 타고 서울 용산역까지 올라왔었지,, 아마 오늘 내가 내려온 철길 그 레일위로 달렸을거야,, 변함없는 그 철길위로 오늘은 내가 이렇게 여유롭게 혼자만의 여행을 하는구나.

짧은 머리, 패기만만한 젊은 군인에서 이젠 머리가 하이얀 환갑의 나이로 변한 것 외엔 다 똑같을 거야.

 

광주역을 떠나 다음역인 나주역에 11시49분에 도착한다.

흔히 맛있는 과일 배, 나주배로 유명한 나주!

나하고 그래도 무척이나 친밀감이 있는 이태익과장의 처갓집이 있는 나주! 나에겐 정겨움을 느끼게 하여주는 나주역을 지나 다음은 함평역에 도착한다.  12시 정오를 가리킨다.

함평! 前 정송학 광진구청장의 고향인 함평, 내가 대외협력팀장을 할 때 함평 나비축제를 몇 번 왔었지. 그때 함평군 직원들이 나비넥타이를 하고 근무하는 걸 아주 신기하게 봤었다.

함평시내엔 나비를 형상화한 여러가지 도시시설물들이 특이하였고 군민 전체는 나비축제를 위하여 일치단결하여 관광객들을 맞이하면서 아마 전국 지자체 지역축제중 가장 성공적인 축제로 만들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였었다.

나에겐 많은 추억들이 있는 함평을 지나니 세발낙지의 고장 무안역에 12시06분에 도착한다.

아마 3년전인가에 큰매형과 누나 그리고 연재랑 함께 영광고모댁에 들었다가 목포 구경을 하고 무안에 들러 낙지 탕탕이를 먹고 무안에서 잠을 자고 갔었던 기억이 나더라..

 

이제 몽탄역에 도착 12시11분,  역 이름이 생소하다.

다음역 일로역에 12시 18분 도착하고 이제 종착역인 목포역이 얼마 남지 않았다.  가만히 생걱해보니 목포엔 몇 번 왔었지만 오늘같이 기차를 타고 온 것은 처음 인것 같구나. 

간이역 임성리역을 무정차로 지나자 열차 오른쪽으로 서해안 고속도로 목포 톨게이트가 보이더니 이내 목포역에 도착한다.  정시 12시30분에 정확하게 도착한다.

차창 오른쪽으로 목포의 상징인 유달산이 보인다.

이렇게 해서 5시간 10여분의 호남선 철도 여행을 마무리 한다.

코로나로 인하여 여행이 자유롭지 못한 요즘,, 조용히 홀로 목포 기차여행으로 하루를 보내는 것도 나름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하면서 다음주에는 서울에서 부산까지 무궁화열차를 타고 여행을 할 것을 계획한다.

 

이젠 드디어 해파랑길 도보여행의 시작을 해서 내년 초까지는 마치려고 한다.

그 꿈만 꾸는 해파랑길 도보여행,,,

일단 출발지가 있는 부산 오륙도 해맞이공원에서 그 힘찬 스타트를 해서 한걸음씩 옮기다보면 언젠가는 동해안 고성 통일전망대에 이르를 것이다.

 

자!

이젠 아무것도 두려워말고 새로운 시작을 하자!

 

천사대교 아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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