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잡기

6월의 장미

그대의 이름은 2010. 6. 7. 11:01

6월의 장미 / 이해인

하늘은 고요하고 땅은 향기롭고

마음은 뜨겁다. 6월의 장미가

내게 말을 건네 옵니다.

사소한 일로 우울할 적마다

"밝아져라" " 맑아져라"

웃음을 재촉하는 장미

삶의 길에서 가장 가까운 이들이

사랑의 이름으로 무심히

찌르는 가시를 다시 가시로

찌르지 말아야 부드러운

꽃잎을 피워 낼 수 있다고

누구를 한 번씩 용서할 적마다

싱싱한 잎사귀가 돋아 난다고

6월의 넝쿨 장미들이

해 아래 나를 따라오며

자꾸만 말을 건네옵니다.

사랑하는 이여, 이 아름다운

장미의 계절에 내가 눈물속에

피워낸 기쁨 한 송이 받으시고

내내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