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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여행하다

우헌 2023. 10. 25. 15:05

2023.10.25(수)

여행의 묘미 중에 하나가 전혀 예상이나 계획 없이 무작정 떠나는 것도 포함되리라.

오늘이 그랬다.
오늘과 내일 휴무일이라 새벽에 약사암에 들러 참배를 하고 영천샘물 받아서  오다.

새벽이라 그런지
너무나 조용한 약사암과 영천암이다.

영천암은
약사암 뒤편에 위치하고 있는데 신기하게도 백학봉 아래 암벽에 자연동굴을 활용하여 암자를 만들었다.


약수를 받아 담는다.


느지막이 아침밥 먹고  백양사에서 11시 30분 군내버스로 백양사역에 왔다.

딱히 이곳에 올 일이 있어서가 아니라 민박집에서 하루를 따분히 보내기가 싫어 무작정 버스 타고 나온 거였다.
군내버스로 20분 소요!

한적하고 따분한 역전길을 이리저리 발걸음 닿는 곳으로 조금 걸었다.

여기 백양사역의 당초 이름은 "사가리역"이라고 한다.  군내버스 노선도에도 이곳을 사기리역이라고 표기되어 있다.

역 주위를 둘러보는데
아들에게 전화 오다.

어디냐고?
백양사역이라 했더니 그냥 기차 타고 수원에 와서 자고 내일가라는 거다.

짧은 순간 생각해 보니
심심하던 차에 잘된 것 같아...
이내  수락하고 기차시간 알아보다.

12시 49분 용산행 무궁화 열차!
곧바로 핸드폰 코레일 웹을 이용하여 발권하다.

이리하여
전혀 계획 없던 수원 아들네 집으로 1박 2일  짧은 기차여행이 시작되었다.
아무런 준비도 없이!


열차는 12시 49분 정각에 출발하였다.

평일이라
승객들이  적어 아주 여유롭다.

열차가 움직이자 내 마음속에도 어느 여행 떠날 때와 마찬가지로 조금 설렘이  묻어나더라.

올 가을 황금들판과 단풍 물든 산야로 기차여행 하고 싶었는데 아주 잘된 것 같은 생각도 들더라.

그래!
기차여행 그것도 황금들판을  가로지르고 만산홍엽 산들을 볼 수 있는 뜻깊은 여행이 되는구나.


열차는 계속 북쪽을 향해 달려간다.

함열역 지났다.

강경역 지나 조금 후에 논산역을 지난다.

나에겐 많은 추억이 서려있는 논산역!
최근 가끔 지나다녔지만 기차로는 오랜만에 지나가는 것 같구나.

항상 그 자리에 있음에도
올 때마다 낯설고 새로운 듯한 논산역!

논산에 살고 있는 친구!
모두 잘 지내고 있겠지,  달리는 열차 안에서 안부 전하며 그리움 삭인다.

쉼 없이 달리는 무궁화호 열차는
17시 16분 수원역에 나를 내려놓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