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4월 하순!
그 짧은 봄날이 깊어져 간다.
아쉬움 많은 하루, 하루가 우리 의지와 상관없이 빠르게 지나가고 있다.
아침 일찍 익숙한 산길로 해서 도봉산 금강암에 오른다.
오래간만에 조용한 대웅전 들러 정성껏 108배드리고 연둣빛 이쁜 색깔 뽐내는 나뭇잎들을 보고 싶었다.
숲이 우리에게 주는 여러 가지 경이로운 아름다움 중
지금 이맘때 보여주는 연둣빛 새순의 그 이쁨이 가장 으뜸이라고 생각한다.
늙어가면서 노화된 내 눈이지만 연둣빛으로 물들어가는 숲을 바라볼 때는 반짝반짝하다.
세상에 태어나
처음 세상을 바라보는 애기들의 눈망울처럼!





가벼운 발걸음 걸을 때
나도 모르게 콧노래가 나오더라
이런 기분이 얼마만인지?
매일같이 이런 기분으로 살아가도록 노력해야지 하는
마음다짐 하여 본다.
학창 시절 무척이나 감명 깊게 읽었던
수필 "신록예찬" 기억이 불현듯 나더라
이양하 <신록예찬>중 좋아하는 문장 옮겨본다.
"눈을 들어 하늘을 우러러 보고 먼 산을 바라보라.
어린애의 웃음같이 깨끗하고 명랑한 5월의 하늘, 나날이 푸러러 가는 이 산 저 산, 나날이 새로운 경이를 가져오는 이 언덕 저 언덕, 그리고 하늘을 달리고. 녹음을 스쳐 오는 맑고 향기로운 바람 - 우리가 비록 빈한하여 가진 것이 없다 할지라도, 우리는 이러한 모든 것을 가진 듯하고, 우리의 마음이 비록 가난하여 바라는 바, 기대하는 바가 없다 할지라도, 하늘을 달리어 녹음을 스쳐 오는 바람은 다음 순간에라도. 곧 모든 것을 가져올 듯하지 아니한가?"
여기서 <가진 것이 없다> 의 의미는
"욕심이 없다" 라는 뜻이라고 한다.
이 수필을 처음 읽었을 때인
고교1학년 16살때엔 이 수필의 참된 의미와 함께
신록의 아름다움을 전혀 몰랐었다.
어찌보면 내 자신 자체가 그때 신록이었으니까
내 자신을 몰랐다는 것이 맞는 말 일것이다.
오늘 새삼 신록이 눈부신 도봉산길을 걷다보니 이 수필이 머리에 떠 오른다.
그래, 산길에서 불어오는 싱그러운 바람이야 말로
나의 모든 걱정과 잡념을 다 날려 보내고. 뭔가 희망으로 내일이 잘 될것 같은 부푼 가슴을 열어준다.

걷다 보니
금강암 도착!
부처님 오신 날이 얼마 남지 않아서인지 스님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아담하고 정갈한 조그만 사찰이다
대웅전에 연등을 살펴보고 108배 정성껏 올리다,
모두 모두 행복하시길!
사찰 마당 구석구석에는
여러 봄꽃들이 나를 반겨준다
사랑스러운 꽃!
이렇게 이쁠 수가, 우리 손주만큼 이쁘구나(?)
꽃들마다
사진으로 정성껏 어루만져준다.
꽃들아!
나도 너희들을 겨우내 기다리고 기다렸단다
너는 꽃!
나는 그 꽃을 사랑하는 또 다른 꽃이 되겠다
너처럼
이쁘고 남에게 웃음주는 꽃이 되고 싶구나!










오늘은
봄꽃잔치에 다녀왔다
오랜만에 활짝 핀 얼굴로 내려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