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1/8(월)
지난주 11/5(금) 부터 11/7(일) 까지단체회원님들과 남해안을 다녀오다.
서울에서 통영시 - 순천시 - 목포시 - 고창군으로 여행을 하다.
먼저 통영에 가서 바로 사량도에 배를 타고 들어갔지만 늦은 시간상 등산은 못하고
관광차량으로 사량도를 일주하고2시간후에 같은 배를 타고 뭍으로 나왔다.
난생 처음가본 통영시(옛, 충무시)는 너무 아름다웠고 그야말로 내 마음 깊숙이
와 닿는 듯한 분위기의 도시였다.
우연히 길거리를 걷다 발견한 시인 유치환의 시 "행복"을 썻던 그 자리 통영중앙우체국 거리 자리엔
청마 유치환의 흉상이 건립돼 있었다.
우연히 찾은 고장에서 만난 내가 좋아하는 시인의 "행복" 이란 시를 암송하면서
마음만은 행복한 여행이었다고 자부한다.
행 복
청마 유 치 환
-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 보다 행복하니라
오늘도 나는
에머랄드 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더 의지삼고 피어 헝클어진 인생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 망울 연연한 진홍빛 양귀비꽃인지도 모른다.
-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 보다 행복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진정 행복하였네라
인터넷에서 찾은 통영에서유명한몇가지에 대한 어느 신문기사를 옮겨 써본다.
다음 통영여행에는 꼭 가보고 싶은 곳이기에 ~~~~
(퍼온 글임)
-동피랑 마을 : 통영시 정량동 활어시장 뒷편
-김상옥 거리 : 통영시 항남동 항남1번가 일대 명성레코드~보경유리상회까지 180m
-유치환 거리 : 통영시 중앙동 우체국 앞 일대
-뚱보할매김밥 : 통영시 항남동 055-645-2619
꿈과 함께 살고픈 사람들이 사는 곳 – 동피랑마을
통영의 동쪽 언덕, 동피랑 마을. 이 작은 언덕마을의 길은 뱅글뱅글 돌아가는 소라고둥을 닮았다. 한 때 철거위기까지 몰렸던, 이 마을은 많이 유명해졌다. 마을이 없어질 뻔한 위기 때문에 이 마을이 유명해졌을까? 아니다. 벽화1번지로 이 마을을 유명하다.
가파르고 좁은 골목길을 오르다보면 이곳이 어떤 마을인가도 알 수 있다. 달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 하늘과 맞닿은 동네, 즉 달동네다. 현재, 50여 가구가 사는 동네인데 일제 강점기, 통영항과 중앙시장에서 인부로 일을 하던 외지 하층민들이 기거하면서 형성된 곳이다
이 마을은 원래 통영시의 북대루 복원과 공원화를 위한 철거 예정지로 한 때 사라질 위기도 겪었다. 한 시민단체에서는 갈 곳 없는 이곳 주민들을 어떻게 하면 지킬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다가 일반 시민들로 하여금 이 마을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는 것이 가장 필요한 것이라 생각하고 2006년 11월 마을의 벽에 그림을 그리는 공모전을 열게 되었다
이후 이 마을은 아기자기한 벽화로 조성되고 이곳만의 독특하고 개성 넘치는 모습이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해서 많은 사람들이 찾게 되어 벽화1번지라는 별명도 얻게 되었다,
담벼락을 캔버스 삼아 그려진 그림들은 익살맞고, 귀엽고, 생동감이 넘친다는 점에서 상당히 매력있다. 굴뚝, 기름통, 지붕 위의 골목골목 가득 그려진 그림들은 하나의 감성으로 통한다. 바로 진솔함과 따뜻함이다
이러한 감성은 부모님 세대에게는 어릴때 살던 좁은 골목길과 언덕길을 떠올리게 하고, 젊은 세대들에게는 부모세대를 이해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한다.그리고 사람 두 명이 걸어가면 가득 차 버리는 좁은 골목길 사이로 보이는 통영 바닷가와의 어울림도 마음에 담고 가면 이보다 좋을 것도 없다.달동네라서 제대로 나오지 않는 수돗물에 얼마나 많은 고생을 했을지, 마을이 사라질까 전전긍긍하던 이들의 삶을, 그런 마을이지만서도 계속 여기에 있고 싶은 이들의 꿈이 어떤지 골목길 사이사이를 걷다 보니 느낄 수 있었다.다시금 통영의 명동을 꿈꾸는 곳 - 초정 김상옥거리
초정 김상옥거리,
항남 1번가 길이라고 하는 이곳은 조선시대부터 일제시대, 해방 이후에도 통영 최고 번화가다. 굳이 비유를 하자면 통영의 명동이라 불렀던 곳이다.
이 거리의 주인인 초정 김상옥은 일제시대 보통학교 졸업이 학력의 전부지만 시, 서, 화에 모두 뛰어나 문단에서 '시서화 삼절'로 불렸다. 교과서에 실린 시조 '봉선화', '백자부', '옥저' 등으로도 유명하지만 그림, 서예, 전각, 도자기, 공예까지 두루 재능을 가져 수많은 육필원고와 유품을 남기기기도 했다.청마 유치환 시인의 부인 권재순 여사와 초정 김상옥 선생이 태어나서 자란 곳이며, 최초의 시조동인지 '참새'가 발간된 곳도 바로 항남 1번가 길이기에 통영 근대문학의 산실이기도 하다.
이 '초정길', 항남1번가를 걸어가다보면 "시조시인 초정 김상옥(艸丁 金相沃, 1920~2004) 살았던 곳"이라 새겨져 있는 생가 표석을 발견할 수 있기도 하다.
한때 통영 근대문학의 산실이기도 하며 통영의 명동으로 이름을 날리던 거리지만서도 후에 도심이 옮겨지면서 이 거리도 구 도심으로 남겨져 예전의 명성은 찾지 못하게 된다. 이후에 도심상권 회복을 위한 자구책으로 항남1번가로 명칭을 바꿨다. 명성레코드, 영수당, 오행당, 희락장, 충무도서 등 통영을 오래 지켜온 전통 있는 상점이 현대 상점들 사이사이에 있는 모습들이 보인다.늘 많은 사람들이 오고가는 길이지만, 이 길도 꿈을 꾼다. 언젠간 예전처럼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찾을 것이란 꿈과 그리고 초정이 그러했듯 다른 문학가들이 이곳에서 다시금 태동할 수 있을 것이란 꿈을 말이다.사랑을 꿈꾸는 우체통이 있는
그 곳
- 유치환거리
마치 우리동네 골목을 걷듯이 여느 골목처럼 별다를 게 없는 거리. 이곳에서도 꿈을 발견할 수 있을까? 한적한 일요일의 거리. 이 거리에서 유달리 돋보이는 우체통을 만났다.
통영의 중앙동 우체국은 그렇게 변함없이 그 자리에 서 있으면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그 둘의 사랑을 말해주고 있었다.뱃사람들의 소박한식사, 이제는 만인의 식사를 꿈꾸는 - 충무김밥어느덧 시장기가 동하고, 시계를 보니 점심시간이다. 통영에 왔으니 통영만의 독특한 음식을 먹어봐야 할 것인데, 아무래도 바닷가 동네이다보니 무엇보다도 싱싱한 해산물이 많다. 하지만, 그 지역의 이름을 딴 음식 하나 먹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서 택한 것은 충무김밥이다.
통영에서 만난 충무김밥의 첫인상은 평범 그 자체다.
고슬고슬 하얀 밥에 김을 싼 김밥 한 무더기와 양념한 어묵, 굵게 썬 무김치, 매콤한 오징어무침. 그리고 숟가락, 젓가락 대신 이쑤시개, 이게 전부다.너무 간단해서 성의조차 없어보이는 충무김밥. 이 간단함 속에 현명함이, 아니 뱃사람, 아낙네들의 고단함까지 배어있다
통영의 충무김밥은 까만 생김과 흰 쌀밥, 빨간 섞박김치 어딜가든 같은 모습이다. 1인분에 4,000원을 내면 손가락만한 김밥이 8개 나온다. 보기엔 양이 적은 것 아닌가 싶지만, 성인 남자가 먹기에도 모자람이 없다.여태까지 휴게소를 비롯한 타지에서 맛본 충무김밥과 김치 양념 맛이 달라서 충무에서 맛본 김밥에 깜짝 놀라는 관광객들도 있다.첫 인상과 다른 맛에 놀라는 관광객들을 즐기는 듯이 바라보는 충무김밥은 오늘도 꿈을 꾸지 않을까? 휴게소의 충무김밥과 다른 자부심을 갖고 전국민이 자신을 알아줄 그날을 기다리면서 말이다.동피랑 마을에는 이곳에서 오래오래 머물고 싶은, 바다를 한 눈에 바라보며 터전을 유지하고픈 사람들의 꿈이 살고 있었다. 거리곳곳에도 묻어나는 꿈들을 살펴볼 수 있었다.소라고둥처럼 뱅글뱅글 돌아가는 좁은 골목길에서 느낀 생동감과 한 눈에 들여다보이는 바다, 그리고 바다내음의 묻어나는 충무김밥까지.한 때 간절히 원했던 꿈들이 이곳에서 새록새록 떠오르는 것만 같다. 꿈을 잃어버렸다면, 꿈이 있는 마을을 와 보는 건 어떨까? 꿈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당신이 올 날만을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초등학교때 많이 불렀던 동요가 생각난다
초록바다
박경종 著
초록빛 바닷물-에 두손을 담그면
초록빛 바닷물-에 두손을 담그면
파-란 하늘빛 물이 되지요
어여쁜 초록빛 손이 되지요
초록빛 여-울물에
두발을 담그면
물결이 사알랑 어루만져요
물결이 사알랑 어루만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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