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9. 21(수)
지리산둘레길 6구간을 잠시 소개하면
지리산 자락 물, 낙동강 되듯흐르는 물처럼 인연의 끈을 잇는 길
경상남도 산청군 금서면 수철리~ 단성면 어천리 걷는 14km의 지리산둘레길.
이 구간은 경남 산청군 산청읍에서 경호강을 따라 걷는 길이다.
대장마을까지는 마을 마실길로 시멘트길이 지루하게 연결되어 있으나
지리산 천왕봉의 기운과 경호강의 푸른물을 보면서 걸을 수 있는 구간이다.
성심원과 어천마을을 잇는 숲길에 들어서면
경호강 줄기 따라 놓여 있는 고속도로,
3번 국도를 가로 질러 질주하는 차량의 소리도 들리지만
숲 속에 들어서면 소나무와 참나무 숲을 오가는 새 소리를 듣게 된다. 세속의 번잡함을 벗어놓고 강 가까이 있는 숲속의 새소리와 물소리 바람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걸을 수 있는 구간이다.
수철~어천구간은 금서면 수철, 지막, 평촌, 대장, 산청읍 , 내리, 바람재, 풍현마을을 지난다.
경유지: 수철-지막(0.8km)-평촌(2.0km)-대장(1.4km)-내리교(2.9km)-내리한밭(1.2km)-바람재(1.5km)-풍현(2.3km)-어천(2.4km)
수철리 마을버스 정류장에서 아름다운 여인과 헤어진 후,
어둠까지 한 시간 정도의 시간이 남기게
정류장 의자에 앉아 담소하던 몇 분의 어르신분들께 물어보니
여기서 평촌까지 가서 민박을 해도 된다고 하길래
조금이라도 더 빨리 가고 싶다는 욕망으로
노을지는 황금들판 지대를 걸었다.
지막마을 지나 평촌마을에 접어드니 어두움이 깃들고
동네주민 말에 의하면 민박집에 있어야 하는데 민박집은 고사하고 구멍가게 하나도 없었다.
평촌마을을 둘러 보는데 정말이지 막막했다.
내 배낭속에는 먹을 것 하나 없지,
여기서 걸어서 읍내까지 어두움속에 걸어갈 자신도 없지~~~~~
제6구간 시작서부터 난감했다.
아, 좀전에 수철마을에서 민박을 하고 내일 아침에 출발할걸 그랬나 하는 후회감이 들다.
그렇다고 왔던 길을 약 3킬로 걸어서 수철마을까지 가기에도 그렇고~~
난감했다.
길가 불이 켜진 집에 들어가 혹시 민박집이 근처에 있냐고 물어보니
이 동네에는 민박집에 없다는 답변 뿐,
그럼 어디있냐는 안타까운 질문에 읍내로 나가라는 절망의 대답 뿐~~
정말 미치겠구만~
날은 캄캄하고 잘 곳은 없고~~ 배는 고프고~~
정말이지 돈 주고 사서 고생하러 지리산둘레길을 왔나하는 생각을 하면서
마을 한가운데 서 있는데 아주머니가 눈에 들어온다.
간절한 마음으로 똑같은 질문을 하였다.
와! 반가운답변~
마을 끝지점에 여름철에는 민박을 하던 집이 있긴한데
요즘은 영업을 안하는 것 같으니 그 집에가서 하소연을 해보라고 하더라~~
옳거니, 됐다, 그러면 그렇지,
세상에 내 한몸 어디서 하룻밤 잘 곳이 없을까?
민박집에 갔다.
울타리없는 정원에는 드넓은 잔디밭,
멋진 조경수들이 화려한 조명과 어우려져 멋진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는데
마당에 들어가니 본채가 있었고
잔디밭을 가로질러 별채가 있고~ 아마도 별채를 민박집으로 운영하였던 것 같았다.
본채앞에 가서 큰 소리로 주인을 부르니
할머님과 중학생 정도의 아이가 나오는데 민박을 안한다고 하더라~`
힘이 쏙 빠졌다.
그때 어느 중년의 아줌마가 안에서 나오더니
본인은 여기서 일하는 사람인데 주인 아줌마가 집에 없는데 전화 한번 해 볼테니
잠깐 기다리라 한다!
전화를 하더니 민박집을 운영안하는데 혼자이시고
더구나 지금 밤에 읍내까지 갈 수 가 없으니 여기서 자고 가라고 한다면서
조금 기다리면 주인분 내외가 오실거라고 반가운 말을 한다~~
휴!! 다행중 다행이었다.
5분 정도 지나니 자동차를 몰고 중년의 주인 부부가 오시더니
오늘 여기서 자고 가라고 하면서
저녁밥은 가족들이 다 먹은 후이니 별채에 가서 샤워를 하고 오면 차려 주겠다고 하더라,,,,
별채는 아마 20며명이 잘 수 있는 큰 방이었다.
고등학교때 수학여행 가서 잠을 자던 방 정도의 크기,,
너무 넓은 방에 혼자이니 기분이 묘했지만 그래도 얼마나 좋은 가!!
몇 달동안 청소를 안했는지 조금 어수선한 화장실에서 샤워를 하고
안채앞에 가니 바깥 부엌에서 밥을 먹으라고 밥 가득하고 반찬을 많이 준다.
점심때 라면 하나밖에 안먹고
그 높은 산을 넘고 여기까지 아무것도 못 먹었으니 얼마나 배가 고픈지?
정말이지 허겁지겁 밥을 먹고 물한잔 마시고~~
갑자기 집 생각이 울컥 난다.
주인아줌마에게 숙박비 얼마 지불할지 물어보니 영업을 하는 것이 아닌 만큼
2만원만 달라고 하더라!!!
너무 너무 고마웠다.
드넓은 방에서 피곤한 몸 정신없이 자다!
다음날 새벽, 그러니까 2011. 9. 21(수) 5시 40분에 일어나다.
간단히 샤워를 하고 배낭을 정리하여 집앞으로 나오니 6시 30분!
어제밤 일하던 아주머니가 집앞 채소밭에 있기에 고마운 인사를 드리고 힘차게 걸음을 내딛는다.
새벽이라 기분도 상쾌하고 다리도 아프지 않고 얼마든지 더 걸을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래 걷고 또 걷자.
대장마을로 향하는 길은 드넓은 들판을 지나고 이내 마을로 들어가
밤나무가 많은 곳에서 이리저리 걷다보니 대장마을을 지나 마을이 끝나는 지점에
“내리교”가 나오는데 내리교 뒤로 보이는 지나온 길이 매우 아름답게 보였다.
山紫水明!
풍현 가는길! 날씨가 너무 좋고 경호강를 끼고 걷는 산청읍내가 너무 아름답구나.
조금 지루하게 계속되는 포장도로를 따라 고속도로를 지나가는 차량들의 소음을 들으며
무더운 날씨속에 산청읍을 걸어가고 있다.
우측으로 보이는 지리산 산봉우리 위로 멋진 가을 구름이 떠 있고
지명 그대로 쾌청한 가을날씨속에 경호강을 따라 걸어 가고 있다.
매우 무더웠다!
배는 고픈데 이상하리만큼
지리산둘레길가엔 음식점이나 쉼터가 보이지 않는다.
풍천 마을까지 약 5.5㎞가 남았는데 거기가면 점심을 먹을 수 있지 않을까?
아, 아침도 못 먹고 무더운 날씨속에 아스팔트길을 걷는다.
시원한 계곡물이 흐르는 곳에서 잠시 쉬면서 길가에서 줒은 생범5알을먹는다.
아침도 안먹고 이젠 산다람쥐가 다 된 것 같았다.
내가 계곡물가에서 밤을 먹으니 다람쥐가 나타났는데
그 녀석이 자기밥을 내가 먹는것에 무언의 항의를 하는 것 같았다.
물가의 제비꽃은 아름다웠고~~
산속 계곡을 지나 경호강 제방길로 접어든다.
날씨는 더웠는데 제방길에는 큰 나무들이 숲을 이루어 그늘을 제공하여 주고 있었다,
조금 걸으니 “성심원”이 나타난다.
성심원은 천주교에서 운영하는 노인요양원이었다.
잠시 쉬는데 제방길을 산책하시는 요양원 노인분들의 모습이 자주 보인다.
어서 빨리완쾌하셔서
사랑하고 보고싶은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가셨으면 하는 마음을 잠시 가져본다.
여기에도 점심 먹을 곳이 없었다!
낙담하다!
할 수 없지 6구간의 끝인 어천마을까지 3㎞ 정도 남았는데 거기가서 먹는 방법외엔 없어 보인다.
그래 참고 가서 그곳에서 맛있는 거 사먹자!!
강둑길을 지나, 강과 평행하여 산길을 걷고 내려와 드디어 6구간의 끝마을인 어천마을에 도착하다. (오전 11시 20분)
그런데 이 조그만 마을에 식당이 2곳 있는데 모두 영업을 안하는 거다.
그렇다고 구멍가게 또한 없다. 한마디로 돈 주고 음식을 사먹을 곳이 이 마을에는 없다는 것이다. 완전 꽝이다!
아침밥도 못 먹고 여기까지 걸어서 죽자고 왔는데~~
문제는 내가 너무 준비를 안하고 다닌다는 것이다,
아~~ 배고프다.
이렇게 지리산 둘레길 6구간을 배 고픈 가운데 마쳤다.
(5구간이 끝나고 6구간이 시작되는 수철마을)
(지막마을로 가는 길가에서)
지막마을가는 길가에서
지막마을 전경
어느 다문화 가정의 정겨운 모습
지막마을을 벗어나 대장마을로 향하다
민박집 전경 (마당의 잔듸밭이 시원하다)
코스모스 한들한들 피어있는 길
대장마을로 들어가는 길에 있는 오래딘 교량(1984년도에 완공됨)
민박집 방 모습
이번 도보여행에 동행한 베낭과 등산화, 등산모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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