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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산오르기

전남 순천 조계산을 다녀오다

2016.3.30(수)

지난주 3월 23(수) 부터 25(금) 까지 3일간 연가를 이용하여 전남 순천 조계산을 다녀오다. 

여행을 떠나는 전날 밤 시골에 전화를 하여보니 어제 대구 윤화형님께서 병원에 긴급히 입원을 하였다고 하여 순천행 대신 서울역에서 08:05분 대구행 무궁화 열차를 타고 대구역에 12시10분에  내려 병문안을 하다.

이어 점심후 동대구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순천행 고속버스를 15시30분에 승차하여 3시간 달린 끝에 전남 순천시외버스터미널에 18:30분에 도착!

새로 보강공사로 새롭게 탄생한 88고속도로를 달려보고 지리산 휴게소에서 약 15분간 휴식시간을 주더라.

고속 버스가 구례를 지나는데 몇년전 지리산 둘레길을 홀로 도보여행할 때와 가족들과 구례 여름 휴가시에의 추억들이 바로 어제일처럼 새록새록 떠오른다.

순천시외버스에서 중앙시장까지 10여분 걸어가서 시장내 순대국집에서 순대국밥에다가 오징어뽁음을 시켜 반주로 이곳 지역소주인 잎새주를 1/2병을 마셨다.  역시 술은 혼자먹으면 영 기분이 안나는 것 같았지만 그래도 오늘 낯선곳에서의 숙면을 위하여 몇 잔 마신다.

저녁을 먹은 후 시장내 동백장이라는 허름한 여관에서 잠을 자고 다음날 새벽 6시10분쯤 시내버스를 타고 선암사로 향한다.

오늘 일정은 선암사 경내를 들러 본후 선암사 뒷편 대각암으로 향하여 뒷산인 장군봉 정상에 오른 후 송광사를 거쳐 불일암 경내에서 법정스님의 체취를 느껴보는 일정이다.

순천 시내에서 선암사까지는 시내버스 1번이 가는데 거의 1시간 정도 소요가 되더라.

모처럼 혼자만의 여행이라 마음이 들뜨기도 하였지만 전과 달리 이번 여행은 웬지 조금 더 쓸쓸한 기분이 많이 드는 것은 아마 세월의 흐름 탓이 아닌지 모르겠다.

순천시내를 벗어난 버스는 남도의 이른 봄 정취를 물씬 풍기는 차창밖 풍경을 뒤로 하고 이내 선암사에 도착한다.

종점에는 나와 어느 여성등산객 일행인 4명을 합하여 모두 5명을 내려 놓았다. 

버스에서 내리니 쏟아지는 화사한 아침 봄빛줄기에 눈이 부셨다.

내가 그토록 좋아하는 걷기 좋은 길, 걷고 싶은 길이 바로 눈앞에 펼쳐져 기분이 모처럼 그야말로 업이 된다. 조금 더 걸으니 선암사 경내로 진입한다.

힘차게 기지개를 펼치며 흐르는 계곡물소리가 들리자 이내 눈앞에는 아담한 아치형의 돌다리인 보물400호 선암사 승선교가 보이고 뒤쪽으로 아담한 강선루가 눈에 들어온다. 

승선교 아치형 다리 아래 중앙에는 용머리 조각이 있었는데 그걸 빼면 다리가 무너진다는 전설이 있다고 한다. 

이내 계곡으로 내려가 승선교 아치 안으로 강선루를 집어 넣고 사진을 찍어본다. 여기서 누구든지 가장 흔한 사진의 모방을 하여본다. 

좀 더 경내로 들어가니, 인공 연못인 삼인당과 범종루가 보인다. 보통의 사찰에는 일주문이 있는데 선암사는 좀 후에 오를 조계산의 주봉인 장군봉이 선암사를 지켜준다고 하여 일주문을 만들 필요가 없다고 해서 결국 사천왕상과 천왕문이 들어 가는 일주문이 없다고 한다. 

선암사하면 600년 수령의 홍매화라는 연관어가 많이 뜨던 데 나야 난생처음 와보는 선암사이고 홍매화를 보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는데 막상 와서 보니 시기적으로 홍매화가 피어나는 가장 적기에 일부러 맞추어서 온 것 같았다.

선암사 경내에 매화꽃이 막 다투어 피어나고 있었다.

때를 맞추어 여기저기 매화나무 아래에는 큰 카메라에 삼각대를 설치하고 사진을 찍는 사진작가들이 여럿 눈에 들어온다.

난 그저 덤으로 얻어보는 풍경마냥 덤덤한 마음으로 카메라를 들이되지만 이내 내 마음도 봄꽃인 매화 향기에 취해서 콧노래가 나오고 마음은 부풀어 오르고 동요 노래에 나오는 꽃대궐에 와있는 듯한 행복한 착각에 빠져 든다.  

선암사 경내의 매화는 원통전, 각황전을 따라 운수암으로 오르는 담길에 50주 정도가 있다고 한다 

경내를 구경하고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문화재로 지정된 "뒤깐"해우소를 지나면 등산로로 이어지는 데 편백나무숲을 지나 대각암을 거쳐 오르는 산행길은 제번 가파른 곳도 있었지만 1시간 30여분 만에 주봉인 장군봉에 이르렀다.  

정상에 오르니 발아래 상사호와 주암호가 아침햇살에 반짝이고 있다.  

장군봉에서 남쪽 하산길로 내려가니 이내 조계산에서 가장 전망이 좋다는 배바위를 지나 작은 굴목재에 이르르고 장박골과 굴목다리를 지나니 널찍한 산자락에 보리밥집이 보인다. 여기서 점심을 먹다. 

보리밥 비빕밥이 6천원, 동동주 한사발 3천원....

시원하게 동동주 한사발과 비빕밥으로 시장한 배를 채우고 송광사를 향해 송광굴목이재로 향한다. 고갯길 정상까지는 제법 가파렀지만 정상 부근에서 부터는 계속 평탄한 흙길이요, 옆에는 시원하게 흐르는 계곡물 소리의 오케스트라를 들으며 걷는 아주 좋은 산길이 이어지더라. 

약간 상기된 가벼운 벌걸음을 옮기다보니 이내 대나무숲이 보이며 몇몇 전각들이 보이는 데 드디어 송광사에 이른것이다.

오전이라 그런가,, 선암사에서 부터 송광사까지 산길 거의 10여킬로 동안 한명의 등산객도 만나지 못한 그야말로 호젓한 산행, 조금은 외롭고 쓸쓸한 나만의 산행을 하면서 올 봄도 내 인생의 찬란한 봄이 되기를 그리고 어제 병문안했던 윤화형도 그렇고 오랫동안 누워계시는 어머니도 그렇고 좀전에 낙상을 하여 안산병원에서 내일 다리 수술하신다는 주원어머니도 그렇고 모두 모두 빨리 건강 회복하시어 다함께 행복한 봄을 따뜻한 봄을 맞이 하였으면 하는 마음으로 걷고 또 걷는다.

송광사!

우리나라 3대 승보사찰중의 하나, 통도사, 해인사, 송광사!

그중 안가본 사찰은 양산의 통도사인데 올해내 꼭 들러볼것을 여기서 다짐한다 

송광사 보다는 불일암을 가보고 싶어 멀리 순천 까지 오게 된건데,, 어쨋든 왔으니 송광사 경내를 들러본 후에 감로암을 경유하여 불일암으로 오르는 오솔길을 따라 나선다

마치 내가 법정스님인 것 마냥, 근엄한 표정(?)으로 ~~~

감로암에는 무슨 공사를 하느라 시끄럽고 감로암으로 지나자 그야말로 산길, 오솔길이 시작되다. 이내 불일암으로 들어가는 푸른 대나무숲과 조그마한 대문이 보였다. 사진으로 워낙 많이 봐와서 처음 와본 곳이지만 낯설지가 않다.

마치 속세를 벗어나는 길목인 것 같은 느낌 

나라는 존재를 모두 버리고 무소유의 세상으로 들어가는 기분이랄까,, 

흥분이 되었다. 그렇게 우러러보이던 법정스님이 1975년부터 1992년까지 17년간을 여기서 거주하시면서 그 주옥같은 많은 글로서 우리들을 깨우쳐 주셨던 큰 어른의 발자취, 체취를 직접 느낀다는 감흥에 흥분이 싶게 가라 않지가 않더라. 

스님이 생전에 홀로 나무 의자에 앉아 계시던 그 의자는 오늘도 그대로 있고 그 의자 뒷편에는 스님의 환한 웃음뛴 소박한 액자 사진이 나를 반겨 주신다.

작년 가을에 갔었던 성북동 길상사에 똑같은 의자가 있었고,,,,,, 

의자 앞 후박나무 아래 스님의 혼이 ....

나는 방명록에 몇 글자 감히 감회를 적고 옆에 있는 스님의 선물,,, 눈깔 사탕 하나를 짚어 들었다 

스님의 책 문장같이 깔끔하게 너무나 깔끔하게 가꾸어진 불일암을 나서며 내 인생도 이렇게 단촐하며 깔끔하고 정리되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였다.

    

머리는 스님을 생각하고 

입속에서는 눈깔사탕을 오물거리며

스님이 생전 수없이 지나 다녔던 그 똑같은 길을 감히 나의 등산화가 밟고 지나가고 있었다.

무소유길이라 이름 붙혀진 이 길위를 카메라 목에 두르고 무거운 베낭 어깨에 메고 버스시간 놓칠까 조바심에 잰걸음으로 내려가는 내 모습..... 

해탈의 경지에 이르는 것인가?

인자하신 (?) 佛心 덕분에 송광사 주차장에서 15시50분에 순천시내로 들어가는 시내버스를 탈 수 있었고 순천역에서 출발하는 용산역행 17시13분 무궁화열차를 가까스로 승차할 수 있었다. 10분의 여유로 겨우 기차를 탈 수 있었다.

용산역행 무궁화열차는 7호차 였다.

플랫홈에서 오늘 아침 선암사에 같이 버스를 타고 내렸던 4명의 여성 산행 일행을 다시 만났다. 같은 7호차에 올랐고 그 일행은 서대전에서 내리더라..... 

인연의 끝!

나는 또 다른 인연을 만드러 평택역에 늦은 시간에 내린다.

평택 포승공단 아들을 만나러,,,,  새로 이사간 집에서 늦은 시간까지 이런저런 이야길하면서 인연의 끈을 길게 늘어뜨린다.   피곤한 몸   깊은 잠에 빠져들면서 다음 여행을 꿈꾼다.

 

 

오전 7시 선암사 주차장

 

선암사에 들어가는 길

 

조계산선암사

장승

봄의 계곡물은 힘차게 흐른다

 

승선교와 강선루

삼인당

 

 

 

 

선암사 편액

 

 

붉은 동백꽃

 

보물 삼층석탑

 

뒷 밭에 가장 먼저 봄이 온것 같구나

 

 

 

홍매화

정결!

 

 

 

 

 

홍매화(수령 600년)

 

해우소,  해우소안에서 문틈으로 바라보이는 매화꽃이 아름다웠다,  여기선 멀리 조금 보이네,,,,,

 

 

 

 

 

 

 

 

 

 

 

 

 

 

 

 

 

 

 

 

 

 

감로암

 

 

불일암 들어가는 입구

 

 

 

평소 가꾸던 채전밭.......

법정스님이 앉아 계시던 소박한 나무의자

 

 

불일암 편액

묵언,  정결,  청결, 청빈,  청렴, 무소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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