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부업
아내가 작년 가을부터 집에서 봉투 붙이는 부업을 하더니 지금은 양말 접어서 상자에 넣는 부업을 하고 있다. 부업은 단순한 작업이기 때문에 누구든지 손쉽게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너무 단순하고 수량이 많기 때문에 지루한 점이 있어 결코 쉬운 작업만은 아닌 것 같다.
어제는 아내가 양말을 큰자루로 2개를 갖고와서 내일 아침까지는 완성하여 납품을 해야 한다길래 저녁을 먹고 우리 네식구는 모두 모여앉아 함께 작업을 하고 있다.
막내 연준이는 손이 빠르고 눈쌀미도 좋아서 생각보다는 작업을 매우 잘하고 큰아이 연재는 제법 어른 흉내를 내며 곧잘 일을 열심히 하고 있다.
우리 가족은 경제학자 아담스미스가 주장한 철저한 분업에 의하여 작업능률을 올리기 위하여 아내는 가장 어렵고 중요한 작업인 양말을 접고 나와 연준이는 접어논 양말에 스티카를 붙여서 조그만 상자에 양말을 2개씩 집어놓으면 연재는 마무리 작업인 조그만 양말상자를 큰 상자에 담아 놓는 작업을 각자 열심히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소요되는 시간은 양말 두상자 하는데 우리 전식구가 도와주면 3시간 정도가 걸리고 약 1만 3천원 정도의 수입이 생기게 된다.
아내는 올해들어 더욱 어려워진 우리 가정의 경제사정을 생각하여 가능한 최소한의 지출을 줄이고 있지만 줄이는 데에도 한계가 있는 관계로 이제는 수입증대로 어려워진 가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이렇듯 부업을 갖게 된 것이다.
나는 우리집의 가장으로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아내에게 고마움을 느끼면서 더욱 자라나는 연재, 연준이에게 인간은 언제나 열심히 일을 해야 살아갈 수 있다는 점과 근로의 신성함을 알려줄 수 있는 좋은 교육적 효과도 있다고 생각하며
특히 우리 아이들이 아빠, 엄마와 함께 전가족이 힘을 합쳐 우리 가정을 위하여 함께 일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느끼게 해 줄 수있다는 것 때문에 아내가 부업하는 것을 찬성하고 있으며 나도 적극적으로 시간을 내어 도와주고 있는 것이다.
오늘도 함께 일하던 연재와 연준이는 둘이서 얼굴을 마주보면서 잠들어 있고 나와 아내는 내일 아침까지의 납품을 위하여 열심히 손을 놀리면서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아마도 새벽 1시까지는 작업을 하여야 마칠 것 같다.
오늘 밤에는 피곤한 몸 때문에 잠이 잘 오리라.
1999. 2. 3
늦은 밤